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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가 시작될 무렵 고딕 말기 미술

by 퀸소담 2023. 6. 14.

1. 르네상스가 시작될 무렵 고딕 말기 미술

고딕 건축의 탄생은 회화 분야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치는데 프랑스에서는 중세 회화의 중요한 분야였던 채색사본이 시들해지고 그 자리를 스테인드글라스가 차지하게 되었다.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들은 고딕 대성당의 넓은 유리창에 갖가지 신성한 도상학 주제를 가득 표현했었다. 도시인들은 새로운 대성당의 반짝이는 스테인드글라스와 그것이 투영하는 신비스러운 빛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대성당 건축이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스테인드글라스의 수요는 줄어들었으며, 1250년 이후에는 혁신적인 새로운 미술운동이 태동하고 있었는데 이탈리아인은 자신들이 로마인이며 초기 그리스도 교도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고, 비잔틴 문명과 늘 문화적 교류를 이어갔다. 교회당에 돌벽 대신 유리벽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으며, 프레스코 벽화, 벽면 모자이크, 패널화 등 알프스 북부 지역에서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 이탈리아에서는 힘찬 발전을 이루고 있었는데 13세기에 접어들면서 비잔틴 미술의 새로운 영향이 이탈리아 회화를 지배하고 있다. 이 새로운 영향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흔적을 청산하고 당시에 유행하던 고딕의 영향과 어울리게 되면서 혁명적인 새로운 양식으로 태어나 종합적인 큰 흐름을 형성한다. 조토는 그 큰 흐름의 중심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화가였는데 당시의 거장들은 조토, 두초, 마르티니, 로렌제티, 랭부르 형제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조각가로는 니콜라 피사노, 로렌초 기베르티 등이 있다. 

2. 고딕 말기 조토

1266년피렌체 출신으로 미술사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개척한 천재이다. 조토는 스승인 치마부에와 조각가인 니콜라 피사노가 닦아 놓은 인문주의의 토대에서 출발하여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과거의 영상 대신 감동적이고 실제적인 삶을 다루었다. 조토의 가장 유명한 작품들로는 벽화, 즉 프레스코화들이다. 파도바에 있는 조토의 프레스코 벽화 <그리스도를 애도함>은 개인 예배당에 그려진 일련의 벽화 중 한 장면인데 주제는 성모마리아가 그녀의 아들을 마지막으로 포옹하며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예수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장면이다. 조토에게 있어서 회화는 이야기 전달 수단 이상인 것이었다. 이 그림에서 우리는 마치 무대 위에서 행하여지는 실제 사건을 보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죽은 예수를 껴안고 있는 성모와 슬픔에 싸여 두 손을 맞잡고 있는 성 요한의 판에 박은듯한 제스처와 조토의 그림에서 두 팔을 옆으로 벌린 채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있는 성 요한의 열정적인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겠다. 조토의 그림에서 전면에 움츠리고 있는 인물들과 성 요한 사이의 거리를 추정해 볼 경우, 우리는 즉각 그들 사이에 공간이 있는 것 또 그들 모두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전경에 그려진 인물들은 모든 인물들의 모습을 완전하게 보이게 한다는 고대 미술 개념으로 되돌아가 거의 이집트식 미술에 가까워진 것을 기억하게 한다. 조토는 그러한 것들을 다 무시했다고 보인다. 조토는 단순한 표현 방법을 필요로 하지 않고 얼굴이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움츠리고 있는 사람들조차 똑같이 슬퍼하고 있음을 우리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각 인물들이 비극적인 장면의 슬픔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그의 명성은 널리 세상에 퍼져서 피렌체 사람들에게 자랑으로 여겨졌으며 르네상스 미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 미술사에서도 거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3. 시에나 화가들

인본주의 영향을 받은 후기 고딕 미술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시에나에서 최고의 화가로 꼽힌 사람은 두초였다. 그는 조토와는 다른 방법으로 이탈리아 회화에 다시 자연 형태를 도입하고 보다 현실감 넘치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의 작품 <루첼라이 마돈나>는 전면 중앙에 금발의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돈나가 고결하게 그려져 있는데 호화로운 색채와 인물들의 가는 몸매, 아른거리는 금빛을 사용하여 관객을 아름다운 천상으로 안내하곤 하였다. 두초의 화려한 그림의 전통은 마프티니와 로렌제티 형제에 의해 계승되었다. 마프티니의 <수태고지>는 대천사 사브리엘이 하늘에서 내려와 성모마리아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인데 가브리엘이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Ave gratia plena)'라는 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그의 입 주위에 그 말을 직접 써놓기까지 했다. 그의 왼손에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가 있고 오른손에는 마치 말을 시작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성모는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천사가 출현하자 굉장히 놀라고 있다. 그녀는 두려움과 겸허한 몸짓으로 움츠리면서 하늘에서 온 천사를 돌아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두려움과 겸허함 몸짓으로 하늘에서 온 천사를 보고 있다.